진주서 소형 육식공룡 발바닥 피부 화석 발견…“완벽한 보존 최초”
진주서 소형 육식공룡 발바닥 피부 화석 발견…“완벽한 보존 최초”
  • 윤다정기자
  • 승인 2019.02.19 19:16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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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네이처 자매 학술지 발표

중생대 백악기 육식공룡 ‘미니사우리푸스’ 추정

▲ 미니사우리푸스 발자국을 남긴 길이 약 25cm의 소형 육식 공룡 상상도(illustrated by Zifeng Wang).
▲ 온전하게 보존된 육식 공룡 발바닥 피부 자국.

온전하게 보존된 소형 육식 공룡 발바닥 피부 자국 화석이 진주에서 발견됐다.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소장 과학교육과 김경수 교수)는 진주시 정촌면 뿌리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 구역 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된 초소형 육식 공룡의 발바닥 피부 흔적 화석(Skin impressions in diminutive theropod tracks)에 대한 연구 결과를 지난 2월 14일자로 네이처 자매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소형 육식 공룡의 보행렬에는 세계 최초로 발바닥 피부 자국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공룡의 발바닥 피부 자국은 사람의 지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의 발자국 내에서 부분적으로 발견된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진주 정촌 뿌리산업단지에서 발견된 육식공룡의 발바닥 피부 자국은 발자국 전체가 선명하게 남겨져 있어 매우 희귀한 사례다. 또한 보행렬을 이루는 4개의 발자국에 모두 완전한 발바닥 피부 자국이 보존돼 있다.

소형 육식 공룡 발바닥 피부 자국은 다각형 돌기들이 그물처럼 촘촘히 밀집되어있는 모습을 보인다. 다각형 돌기들의 직경은 불과 0.5mm 미만으로 매우 세밀하고, 정교하며, 선명하다.

이 발바닥 피부 흔적은 미니사우리푸스(Minisauripus, ‘아주 작은 공룡의 발자국’이라는 의미)라는 초소형 육식 공룡의 발자국 화석 내에서 관찰된다. 미니사우리푸스라는 발자국은 모두 5개가 발견됐고, 4개의 발자국들이 하나의 보행렬을 이룬다. 발자국의 길이는 평균 2.4cm이고, 진주층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다. 소형 육식 공룡 발자국으로 추정한 공룡의 몸 길이는 최대 28.4cm로 북미산 찌르레기 정도의 크기다. 보폭으로 추정한 공룡의 이동 속도는 2.27 m/s에서 2.57m/s로 시속 8.19~9.27km/h에 해당한다.

미니사우리푸스라는 초소형 육식 공룡 발자국은 남해군 창선면 부윤리에서 발견된 길이 1cm의 발자국 화석으로 지난 2009년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육식 공룡 발자국으로 공식 인정받은 바 있다. 이외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사천시 신수도, 진주시 진성면 상촌리, 진주시 사봉면 사곡리에서 발견됐고, 해외에서는 중국의 쓰촨성과 산둥성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는 모두 중생대 백악기 함안층(약 1억년 전)에서 발견됐으며, 발자국 화석 중 가장 작은 것은 발자국 길이가 1.0cm이고, 가장 긴 것은 3.7cm이다.

이번 연구는 △소형 육식 공룡의 발바닥을 실제 모습처럼 볼 수 있는 생생한 형태의 화석 표본을 발견했다는 점 △이를 통해 소형 육식 공룡의 발바닥 피부 모습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 △발자국이 찍히는 동안 운동역학적인 측면에서 발바닥 피부의 역할을 규명한 점 △소형 육식 공룡 발자국인 미니사우리푸스가 우리나라의 함안층(약 1억년 전)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된 진주층(1억1000만년 전)에서도 발견됐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의 발바닥 피부 자국은 여러 차례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소형 육식 공룡의 발바닥 피부 자국은 매우 예외적이고 최적화된 보존 조건이 갖추어진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시속 8~9km로 이동하던 소형 육식 공룡이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바닥의 뒤꿈치부터 발가락 끝까지 순차적으로 지면에 닿으면서 걸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발바닥 피부와 지면 사이에 미끌림과 같은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완전히 밀착됐다가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고 했다.

발바닥 자국이 보존된 소형 육식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견하고, 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과학교육과)는 “진주층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을 진주혁신도시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화석 발견은 우리가 어린 아기의 발 도장을 찍어 보존하는 것과 같이 백악기에 살았던 소형 육식 공룡의 완벽한 발 도장을 얻게 된 것과 같다”고 했다.

이 화석 표본은 현재 진주교육대학교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복원기술연구실장, 미국의 콜로라도 대학교 마틴 로클리 교수, 중국지질대학교 리다 싱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수행됐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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