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어 보전에 관심 기울여야
사설-지역어 보전에 관심 기울여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19 19:1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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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한 케이블채널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지방출신인 주인공들이 구수한 지역어(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해 비수도권 지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지역민들이 사용하는 지역어가 전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을 보여 준 사례이다.


그런데 ‘에나·배끼·보도시’ 등 진주지역 고유의 말들이 급격하게 소멸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경상대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가 진주지역 학생과 성인 3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진주의 대표적 지역어인 ‘에나’의 경우 초등학생은 80% 이상, 중학생은 60% 이상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연히]를 뜻하는 ‘배끼’와 [겨우, 빠듯이]를 뜻하는 ‘보도시’는 초·중·고등학생은 거의 안 쓰거나 쓰더라도 10% 미만으로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대학생과 성인도 사용한다고 대답한 경우가 20%를 넘지 않았다. 지역의 대표적인 의문법인 ‘어디 가노? (많이) 뭇나?’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사용 비율을 보였으며 이와 같은 표현 대신 ‘어디 가?, (많이) 먹었어?’형을 전 계층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역어가 푸대접을 받는 것은 소위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우리의 표준말이 서울말이기 때문이다. 서울 밖의 지역어는 방언 또는 사투리로 취급 받는다. 지역어는 표준어가 아니지만 보존과 활용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활용도가 무한하고 문학과 예술 등 쓰임새도 다양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더 늦기 전에 지역어 보존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젊은 세대들도 지역어 사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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