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버림받은 TV시청자들
진주성-버림받은 TV시청자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19 19:1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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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버림받은 TV시청자들


요즘 TV방송을 보면 누구를 위해 방송을 하는가를 묻고 싶다. 방송의 주체는 출연진이고 객체는 시청자이다. 그러나 뉴스와 광고방송 특히 홈쇼핑이나 보험광고방송 말고는 시청자에게 눈길도 한번 주지 않는 그들만의 방송을 하고 있다.

언제인가부터 방송이 시청자를 외면하고 아니 아예 무시하고 출연진들을 위한 방송으로 전락했다.

방송의 목적은 다음에 거론키로 하고 방법론부터 따져봐야 한다. 누가 뭐래도 방송은 시청자를 위한 것이다. 방송은 시청자 개개인을 집단으로 생각하고 방송을 하지만 2인칭 관계를 유지하며 1대1이라고 생각하고 방송을 하는 것이 본질이고 원칙이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출연자와 이를 지켜보며 감탄하고 경악하고 웃고 줄기며 시시닥거리는 또 다른 출연진들이 한 그룹 더 있다. 후자들이 객석에 앉았거나 아니면 별도의 룸에 앉았든 장소와는 상관없이 방송은 이들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평하거나 어설픈 동작이나 실수인지 고의인지는 알 수 없어도 이들의 행동에 박장대소를 하며 이치와 논리와는 상관없이 떠벌리고 좋아하며 미친 듯이 날뛴다. 방송마다 이들을 서넛에서 많게는 예닐곱 명까지 모셔다 앉혀놓고 진행을 하다 보니 이들이 안방차지를 한 것이다. 이들이 방송의 주체이자 객체가 되어 즐기고 날뛰는 것을 시청자들은 넘어다보는 꼴이 되었다.

왜 안방의 시청자들은 남의 집 잔치를 담장너머에서 까치발을 하고 기웃거리는 신세가 되었을까. 왜 안방의 시청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 두 부류를 보고 있어야 하나. 방송의 내용이 어려워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중간에 출연진을 둔 것은 확실하게 아니다. 이들이 인기연예이든 스포츠 선수이든 아니면 필부필부이든 이들이 시청자이고 방청객이지 안방의 시청자들은 철저하게 무시당한 채 객군으로 밀려났다.

방송미디어의 발전이 1대1의 양방향방송을 추구해 왔었는데 이제는 어찌된 판인지 시청자의 위치마저 빼앗겠으니 어디가 잘 못 된 것인가. 진행자가 시청자와 눈을 맞추고 더러는 묻고 답을 예측하며 자답을 하는 접근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시청자들도 시청자를 위한 방송으로 회복되기를 위한 적극성이 필요하다. 출연자들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들끼리 시시닥거려도 아무 말을 않는다면 방송은 그들만의 놀이판으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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