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손목 통증의 한방 치료
한의학 칼럼-손목 통증의 한방 치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02 18:5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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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손목 통증의 한방 치료


가끔씩 지인들과의 모임을 가질 때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흔하게 문의해오는 질환 중의 하나가 손목 통증이다. 물론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직업상 손목을 이용한 반복적인 동작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가위질을 하루 종일 하는 헤어디자이너, 스냅을 이용해 음식을 볶는 요리사, 걸레를 짜거나 아기를 하루 종일 안아야 하는 가정주부 등에서 빈도가 가장 높다. 가장 궁금해들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손목 통증이 나아지는지, 그리고 이 통증이 신경 문제, 즉 수근관 증후군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손목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들 모두 닭고기를 집에서 손질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살코기와 뼈의 사이에 힘줄이 있듯, 근육의 끝은 뼈에 부착되기 위해 힘줄, 즉 ‘건’으로 싸여있는데 이 건이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 건을 둘러싼 활액막이다. 하지만 지나친 손목 사용으로 인해 마찰이 심해지거나 과부하가 생기면 이 막에 염증이 생기고 손목을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막을 건초(腱鞘)라고 하고 이곳의 염증을 건초염이라 한다.

그렇다면 손목 건초염과 수근관 증후군은 어떻게 감별할까? 두 질환 모두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수근관 증후군은 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통증과 함께 손가락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근력이 약해져 손으로 하는 일에 실수가 잦아진다. 반면 건초염의 경우 발병 시 통증과 함께 부기 및 발열 증상이 있고 손을 앞으로 나란히 하여 수직으로(아래로) 꺾을 때 손목 부위에 통증이 있다. 이 검사를 드퀘르뱅 진단법이라고 하는데, 이 이학적 검사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손목 통증 환자들을 먼저 진찰한다. 사실 환자 대다수는 단순 건초염인 경우가 많다. 간혹 저림을 수반하는 건초염도 있지만 말초 순환 문제와 복합적일 때도 있으며, 수근관 증후군은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로만 확진이 가능하다.

이 건초염은 대부분 직업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목 사용 빈도를 계획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재발이 매우 쉽다. 그리고 대부분의 환자가 손목을 계속 사용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염증이 더 나빠지지 않고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를 꾸준히 실시하여 개선된 상태를 조금이라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한방에서는 건초염과 같은 관절의 염증 질환에 봉침 치료를 실시하는데, 봉독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액을 염증 부위에 주사하여 염증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봉침 치료는 특히 손목이나 발목 등의 부위에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또한, 손목에 염증이 생기면 팔 근육에도 과부하 및 통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어깨에서 손목에 이르는 부위에 침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을 쓴다.

손목 통증이 있다면 더 지체하지 말고 한의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을 권한다.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방치하기에는 손목 관절은 아주 중요하며 연약한 부위이기 때문이다. 건초염이 있다면, 적어도 휴식 시나 취침 시만이라도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도 모르는 손목의 꺾임 현상을 막아주어 염증이 회복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준다. 건초염이 오래되었다면, 귀가 후 손목 위주로 따뜻하게 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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